페일린과 이명박이 크리스찬?

지금 미국에서는 이번 대선의 공화당 부통령 후보인 페일린에 대해 자격 시비가 한창인 모양이다. 논란의 핵심은 그것이다. 일국의 부통령 후보로서는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무식하다는 것. 민주당 진영은 말할 것도 없고, 공화당 지지 논객을 비롯한 보수층에서조차 페일린에 대해서는 외면하는 분위기라고 한다. 심지어는 "빨리 사퇴하는 게 그나마 선거의 피해를 줄이는 길"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사실 나는 페일린이란 인물이 신데렐라처럼 등장했다느니 어쩐다느니 하면서 언론에 소개되는 내용을 대략 보면서부터 밥맛이 떨어졌다. 그때 페일린에 대해 딱 내린 결론; 한마디로 개막장 인생이로구나... 별로 긴 얘기도 하고싶지 않았다. 페일린은 그럴 만한 가치도 없는 인생, 쓰레기같은 정치인일 뿐이다.

페일린이 무식하니 어쩌니 하는 논란이야말로 페일린에게는 지나치게 과분한, 정신적 사치에 속하는 주제이다. 페일린은 사적인 이익을 위해 정치적 영향력과 권력을 불공정하게 사용하는 전형적인 모델이다. 이 세상에 그렇지 않은 정치인이 어디 있느냐는 항변도 있을 수 있다. 하지만 모든 것은 정도의 문제이다. 페일린은 사적 이익을 위해 공적인 권력을 사용하는 데 있어서 아무런 거리낌이나 눈치 등도 보이지 않는, 한마디로 개막장 품성을 가진 정치인이다. 자신의 행동을 통제하는 내적 규율의 수준이 개막장 쓰레기라는 얘기이다.

이런 정치인을 소재로 무식하니 유식하느니 따지는 것 자체가 종이와 잉크와 전파 매체의 낭비이다. 문제는 이런 낭비를 할 수밖에 없게 만든 미국 공화당의 공천 결정 과정일 것이다. 아무리 선거 판세가 불리하고 반전을 위해 특단의 카드가 필요했다고 하지만 저런 정치인을 별다른 검증 과정도 거치지 않고 서슴없이 공천할 수 있다는 데에서 미국 공화당의 정치적 생명력과 도덕성의 수준을 짐작할 수 있을 것 같다.


미국 공화당의 도덕성의 위기는 사실상 미국 주류 기독교의 도덕성의 위기라고 볼 수 있다. 페일린이 미국 주류 기독교의 가치관을 대변하는 이미지를 내세웠다는 것인데... 페일린의 십대 딸이 임신했고, 그 아이를 중절수술로 지우지 않고, 그 아이의 아버지(마찬가지로 십대 소년이란다)와 결혼한다는 것이 이런 기독교적 가치관에 따른 행동이라니, 속이 뻔히 들여다보이는 신파 쑈를 들여다보는 느낌이다.


애초에 매케인 진영에서는 저 딸의 결혼식을 이번 선거운동의 하일라이트 정도로 생각하기도 한 모양이다. 하지만 요즘처럼 페일린의 약발이 거의 다 떨어진 상황에서 저 결혼식이 과연 예정대로 진행될지도 개인적으로 매우 의문스럽다. 정말 결혼을 하게 될까?

기껏해야 고등하교 2,3학년 정도일 저 꼬맹이들이 뭘 알아서 사랑을 하고 임신을 하고 결혼을 한다는 것일까?

아마 저런 경우에 평범한 미국의 십대들이라면 십중팔구 임신중절 수술을 하고 철없던 시절 한때의 해프닝 정도로 치부하고 각자 자신의 삶을 찾아갈 것 같다. 하지만, 페일린의 미래의 사위(?)라는 친구는 별 생각없이 여자애 하나 건드렸다가 느닷없이 전국적인 인물이 되어 언론의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주눅이 들려, 또는 주변의 보다 구체적인 압력에 못이겨 마지못해 결혼식으로 끌려가는 것 아닌가... 자꾸 그런 상상이 된다.

어떻게 결혼식까지야 끌고 갈 수 있겠지만 앞으로 저 결혼이 계속 유지될까? 말을 물가로 끌고갈 수는 있지만 억지로 물을 먹일 수는 없다고 하지 않는가? 이번 대통령 선거 끝나고, 매케인 진영이 선거에서 패배해도 저 십대 소년이 저 결혼을 계속 유지하려고 할까? 글쎄, 잘 모르겠다.

페일린이 정말 크리스찬이고 기독교적인 가치를 옹호하는 인물이라면 어린 딸의 임신을 방치하고 또 그걸 빌미로 앞길 창창한 십대들의 미래를 자신의 정치적 장식품 삼아 희생시키는 일보다 더 중요하게 해야 할 일이 있다. 주지사로서, 정치인으로서 자신이 가진 권력과 영향력을 공정하게, 하나님의 뜻에 합당하게 사용하는 것이 그것이다. 하지만 페일린은 그렇게 하지 않았다. 그저 어리석은 군중들이 현혹될만한 이미지를 덕지덕지 분칠해 팔아먹고 있을 뿐이다.

페일린이나 미국 기독교야 그렇다 치고, 그 미국식 기독교를 거의 그대로 수입한 우리나라 기독교의 경우 막장까지 간 정도는 더욱 심하다.

이명박은 대통령 선거 기간 중 "마사지 걸은 좀 못생긴 여자를 고르는 게 낫다"는, 누군가(?)의 오랜 실전 경험이 집약된 보석같은 조언을 던지더니 얼마 전에는 "매춘 단속도 좋지만 서민 생활에 위협을 줄 정도여서는 안된다"며 그쪽 분야를 향해 품고 있는 훈훈한 애정의 일단을 여과없이 드러내기도 했다.

솔직히 말해 정작 슬픈 것은 저런 발언 자체가 아니다. 이미 누구나 다 짐작하는, 이명박의 평소 도덕성과 생활이 슬픈 게 아니다. 자신의 평소 생활이 저런 발언과 어떻게 연계되어 해석될 것인지도 전혀 짐작 못하는 그 아둔함이다. 저런 대가리로 국가를 운영한다니, 저런 쓰레기가 우리의 운명에 이렇게 큰 영향을 끼칠 수 있다니, 그 사실이 미치고 환장할 정도로 끔찍한 것이다.

시중에 유통되는 과자 봉지에 왜 멜라민 성분이 표시되어 있지 않는지를 도무지 이해 못하는 저 돌대가리가 이런저런 사안에 대해 모두 아는 척을 하면서 국가를 운영한다고 생각하면 그저 소름이 끼칠 따름이다. 그리고 저런 작자를 장로 안수하고, 대통령 당선되도록 밀어주고, 나라를 말아먹는 지금에 와서도 장로 대통령이라며 감싸고 도는 이 땅의 목사들을 생각하면 그저 기가 막힐 따름이다.

미국도 그렇지만 우리나라 기독교인들은 왜 이렇게 무식하고 상스러울까? 하나님이 무식한 것을 권장하고 기뻐하신다고 생각하는 건가? 그렇게 노골적으로 표현은 안하지만, 우리나라 목사들이나 교회의 평소 분위기를 보면 그런 가치관을 지향한다는 증거가 많다. 목사가 뭐라고 개소리를 나불대건 따지지 말고 잔말 말고 그저 하나님 말씀이라며 아멘아멘 하며 따르라는 것... 그래야 복받고 돈 많이 벌고 출세한다는 것... 한국 교회의 가치관을 딱 한마디로 정리하면 이것이다.

솔직히 가끔 물어보고 싶다. 니들 겁 안나냐? 하나님이 무섭지 않냐? 나는 솔직히 이런 글 쓰면서도 혹시나 하나님의 이름을 더럽히는 행위 아닌가 싶어 무척 찜찜하다. 그런데 니들은 간댕이가 얼마나 부었으면 그렇게 더러운 짓거리를 그렇게 서슴없이 저지르냐? 니들이 목사라는 타이틀로 하나님이 맡겨주신 어린양들을 등쳐먹고 하나님의 이름을 모욕하는 행위를 하나님이 언제까지 용납하실 것이라고 생각하느냐?

이 쓰레기들아.

by 구오스 | 2008/10/11 15:37 | 트랙백 | 덧글(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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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timidity at 2008/10/11 15:45
쩝.. 그렇군요.. 미국에서 토론할때... 동문서답하는것을 보고나서
저게 진짜 부통령 후보인가... 하고 생각했었는데...
과연 그렇군요..;; 근데 미국은 미국이구요....
우선 저희나라부터 어떻게 안되나요.. 리만브라더스야!!!!! ㅠㅠ
Commented by procol at 2008/10/11 15:47
아무리 촌동네 알래스카라지만, 저런 여자가 어떻게 주지사가 되었는지 알다가도 모를 일입니다. 미국 주지사 자리는 파워엘리트들의 자리인데 거참.

우리나라 대형교회를 이끄는 목사들... 대체 사기꾼들하고 다를 바가 뭔지 모르겠습니다. 그럴싸한 말들 늘어놓고 다른 사람 돈 내 돈으로 만드는게 사기꾼인데, 대체 뭐가 다른지...

부패한 민주정에서는 항상 최악의 지도자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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