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06월 26일
이명박의 사기 본능 (2)
이명박은 어떻게 사기 기술 하나로 그렇게 출세 가도를 질주할 수 있었을까?
이명박 경력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건설업의 특성이 이 궁금증에 대한 시사점을 던져준다. 일반화시키는 어렵지만 이 분야의 우스갯소리로 "정원 등 조경을 하는 사람들은 고객에게 두고두고 대접을 받고 감사하다는 인사를 받지만, 건축하는 사람들은 공사 끝나자마자 건축주 피해서 도망치기 바쁘다"는 것이 있다.
정원 등의 조경은 막 공사를 했을 때는 신통치 않아 보여도 점차 나무가 자라고 화초가 무성해지면서 더 아름다워진다. 시간이 지날수록 정원의 모양이 다듬어지기 때문에 공사를 맡긴 고객의 입장에서도 만족도가 높아진다. 당연히, 조경업자는 고객 앞에서 목에 힘을 주기가 쉽다.
하지만 건축의 경우는 다르다. 건축은 막 공사를 끝낸 그 시점에서 건물의 가치가 가장 높다. 그나마 최선을 다해서 공사를 했을 경우에는 큰 문제가 없지만 대충 날림으로 공사를 했을 경우 시간이 지나면서 하자 보수 요인만 폭발적으로 늘어난다. 이러니 건축업자는 공사를 끝내자마자, 아니 공사 끝나기 전부터 도구 챙겨서 떠날 준비에 바쁘다.
이명박은 특히 이러한 건설업의 특징을 100% 활용해 자신의 입신출세에 활용했다. 일단 겉모습은 최대한 화려하게 꾸미되, 눈에 보이지 않는 부분은 엉성하게, 날림으로, 얼기설기 땜질을 해놓는다. 이명박이 한 일의 특징은 겉모습이 화려할수록 속은 엉망이라는 점이다. 내실을 갖춰야 할 자원을 끌어대 겉모습을 꾸며대니 외형과 내실이 반비례 관계가 되는 것은 필연이다.
이런 스타일의 인간이 상사의 지휘를 받아 일하는 실무자이거나 또는 역할이 한정된 간부일 경우 문제가 겉으로 드러나는 일이 드물다. 같이 일하는 동료들이야 속으로 욕을 하고 상종 못할 쓰레기로 여기지만, 이 자가 상사에게는 워낙 입의 혀처럼 달콤하게 행동하니 대놓고 적대하기도 어렵다. 이명박은 바로 이런 '필살기'를 이용해 출세의 계단을 밟아 올라간다.
문제는 이명박의 지위가 올라가고, 점차 권한이 커지면서 발생하게 된다. 권한이 커지기 때문에 그 권한을 날림으로 행사하는 데 따른 후유증도 커진다. 문제가 생겼을 때 상사나 다른 동료에게 책임을 돌리기도 어렵다. 이명박의 지위가 올라갈수록 주변이나 사회에 미치는 폐해가 눈사태처럼 커진다는 사실은 이 자의 경력을 조금만 유심히 살펴봐도 분명히 확인할 수 있다.
하지만 이명박 입장에서는 별로 걱정할 게 없다. 건설업의 특징을 최대한 악용하기 때문이다. 일단 겉모습을 화려하게 꾸며서 눈먼 돈 긁어모으고 나서는 잽싸게 뜨면 된다. 길거리 좌판에서 겉으로만 그럴싸한 물건 팔고 돈 받고 나서 자리 뜨면 책임을 물을 수 없는 것과 비슷하다.
이명박의 서울시장 당시 서울시 재정이나 성장성이 골병 들면서도 겉으로는 화려한 쇼맨십으로 CEO 시장의 이미지를 구축한 것, 거대한 콘크리트 어항인 청계천 복원 공사를 친환경 이미지로 포장한 것 등이 모두 이러한 사례들이다. 물론 이렇게 하려면 남다른 노력과 근면/성실, 연출력 등이 필요하다. 그리고, 이명박은 다른 것은 몰라도 이런 것들에는 목숨 걸고 투자하는 인간이다.
이명박의 삶은 터뜨리고 튀기... 일명 '먹튀' 인생이다. 먹고 튀는 것이다. 이명박의 먹튀 뒤에 남은 사람들은 그걸 수습하느라 이명박의 뒤를 추적하지 못한다.
정상적인 사회라면 이건 말도 안 되는 일이다. 이명박 같은 자는 진작에 사로잡혀서 법에 의한 처벌을 받든지 하다 못해 피해자들에 의해 혼쭐이 나고 사회적으로 매장되는 것이 당연하다. 그런데, 그렇게 되지 않았다. 이명박의 사기성이 보통 사람으로서는 감히 상상조차 하기 어려울 정도로 야비하고 노골적이라는 것도 그 원인이 될 수 있다.
하지만 보다 본질적인 이유는 다른 데 있다. 한마디로 말해 우리나라, 우리 사회가 저런 사기에 대해 전혀 방역 시스템을 갖추지 못하고 있다는 데 있다. 당연한 일이다. 이승만과 박정희, 전두환과 노태우, 김영삼에 이르기까지 우리 사회가 추구해온 가치관이 이명박 같은 쓰레기를 당연시하고, 우상화하고, 적극적인 역할 모델(Role Model)로 부추겨왔기 때문이다.
이명박이 TV 드라마에 나와서 '샐러리맨 신화'로 떠오를 수 있었던 것은 우리 사회가 저런 인물형을 간구했기 때문이다. 누구나 저런 삶을 살기를 간절히 원했기 때문이다. 저런 인물형이 말도 안되는 사기라는 것을 이 사회에서 아무도 간파하고 폭로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솔직히 이 사기에 넘어가지 않은 사람은 극소수다. 얼마 전 박원순이 "이명박이 나름대로 잘할 것으로 생각했다"고 토로한 것이 대표적이다. 진보 성향의 사람들도 실은 대부분 속았다. 지난해 미국 쇠고기 문제에 이어 요즘 한예종 문제로 이명박과 대립각을 세우고 있는 진중권 역시 지난 대선 때는 이명박에 대해 명쾌한 입장을 밝히지 않고 거의 침묵으로 일관했다. 아니, 실은 그 이전에 "한나라당이 집권해도 나라 망하지 않는다, 한나라당은 파쇼가 아니다"라는 말로 한나라당의 집권을 정당화해준 적도 있다. 유시민 역시 똑 같은 말을 한 적이 있고, 더 나아가 "멋진 야당 해보는 게 소원"이라며 회의적이고 고뇌에 찬 지식인, 쿨한 지식인다운 '개폼'을 잡은 적이 있다.
지금 이명박이 이렇게 온갖 개삽질을 거듭하는데도 불구하고 지지율이 나름대로 탄탄(?)하게 20%대 후반에서 30%대 초반을 유지하는 것도 이 국민 사기질이 여전히 위력을 발휘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나는 생각한다. 그러니, 솔직히 말해 지금 이명박의 이 개지랄을 끝장내고 싶다면 박원순 유시민 진중권 등 그동안 한나라당과 우리나라 보수세력에 대해서 불철저한 인식을 갖고 있었던 좌파 지식인들의 철저한 자기 반성부터 선행해야 한다.
# by | 2009/06/26 15:19 | 트랙백 | 덧글(1)





☞ 내 이글루에 이 글과 관련된 글 쓰기 (트랙백 보내기) [도움말]
http://gall.dcinside.com/list.php?id=usimin
출처는 밝히겠습니다.
혹시 기분 나쁘시다면 삭제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