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법 합의, 나쁘지 않다

민주당이 표결처리 합의해준 것에 대해 많은 사람들이 불만스러워 한다. 그 심정은 충분히 이해한다. 표결 처리하면 한나라당의 뜻이 100% 관철될 것이기 때문이다. 서민들의 삶이 하루하루 파탄 상태로 몰리고, MB와 한나라당의 지랄이 사람들의 인내심 한계를 매일매일 테스트하는 상황에서는 더욱 그렇다.

하지만, 이번 합의 내용... 결코 나쁘지 않다.

이명박이 이번 법안 처리에서 가장 신경을 썼던 게 뭘까? 간단하다. 이런저런 사회적 논란을 거치지 않고, 후닥닥 처리하는 것이었다. 민주당과의 협상에서 합의 가능성이 높아져가던 시점에서 이상득이가 '서둘러야 한다'며 밀어붙였던 것을 생각해보자.

앞으로 100일 동안 이 법안을 놓고 이런저런 설왕설래가 오가게 된다. 물론, 이명박은 대운하나 경인운하 관련 공청회 등을 대충 날림으로 떼웠던 수법을 또 동원하려 들 거다. 하지만 모든 사안을 그런 식으로 구렁이 담 넘어가듯 넘어가기는 어렵다. 일단, 이 사안은 언론 전체 그리고 국민 전체가 지켜보는 이슈라는 점이 중요하다.

자, 100일 동안 이 이슈를 놓고 치고받게 된다. 그 과정 자체가 MB에게는 타격이다. 지금 MB는 마음이 급하다. 시간이 없다. 미디어법을 일사천리로 통과시켰어야 다른 사안들 처리할 동력이 생긴다. 하지만 그게 막혔다. 앞으로 100일 동안 발목이 묶인다는 얘기다. 그러면 다른 모든 사안들도 묶이게 된다. MB로선 올해가 거의 마지막 기회라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 올해를 특별한 성과 없이 그냥 넘기면? MB의 정치적 운명은 사실상 막을 내리게 된다.


앞으로 100일이면 6월 중순이다. 우리나라 날씨 한참 뜨거워지기 시작할 때다. 사람들 불쾌지수 급격히 올라갈 때다. 미디어법을 놓고 온갖 사회적 진통과 논란이 진행된 끝에 한나라당이 쪽수로 밀어붙인다? 물론 그렇게 할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적지 않은 부담을 각오해야 할 거다.


어차피 쪽수에서 일방적으로 밀리는 민주당으로서는 마냥 버틴다는 게 한계가 있다. 손호철은 의원직 총사퇴만이 미디어 악법을 막을 수 있다고 그랬더라만... 그 말이 맞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미디어악법만 막으면 모든 게 땡인가? 그건 아니다.


의원직 사퇴를 하더라도 효과가 극대화될 시점을 고르자. 이 문제로 이명박을 괴롭힐만큼 괴롭히고, 폭로할만큼 폭로한 다음에 사퇴해도 늦지 않다. 호흡을 고르자.


작년 촛불은 지나치게 빨리 달아올랐다. 그래서 풍선 터지듯 한번 터지자 마냥 쫄아들었다. 지금도 충분히 투쟁 동력이 쌓인 게 아니다. 서두를 필요 없다. 지금은 어차피 진보민주 진영이 열세다. 더 기다리자. 지금은 이 전선이 좀더 확대되고, 좀더 두꺼워지는 데 중점을 두어야 한다. 즉, 대치전선이 더 길어지고, 이 전선으로 모여드는 반MB 세력이 더 많아져서 명박산성을 쌓은 적들의 병력을 압도하게 만드는 것이다.


어차피 이 쪽은 100번 싸워서 99번 지고, 마지막 한 번 싸움에서 승리하는 구조일 수밖에 없다. 왜냐? 저 종자들이 모든 것을 다 갖고 있기 때문에. 이쪽은 6명이 불에 타 죽고 맞아 죽어도 테러리스트가 되고, 저쪽은 늙은 할머니가 소리만 질러도 쓰러져서 입원한다. 그리고 청와대에 있는 쥐새끼가 전화 걸어서 "참 나라가..." 이런다.


기다리자. 다만 잊지는 말자. 잊으면 우리는 다 죽는다.

PS; 그나저나 전녀오기, 이번에 얼굴 찌그리며 찍힌 사진 있던데... 정말 더욱더 전녀오기답게 나왔더라. 숨은 '진수'를 본 느낌이고... 왜 그리 전원주 삘이냐...? 새삼 놀랐다. 둘이 종씨 맞냐? 종씨라 해도 촌수가 상당히 가까운 인척일 것 같은데... 맞냐?

by 구오스 | 2009/03/03 08:51 | 트랙백(1) | 덧글(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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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cked from 살아가기 at 2009/03/23 1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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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무명씨 at 2009/03/03 11:25
맞는 말씀입니다
Commented by 나이쑤 at 2009/03/03 12:55
맞는 말이긴 한데,문제는 과연 조중동이 가만히 있겠냐는 거지요.안그래도 방송사 하나 만들고 싶어서 몸이 달아오른지 오랜데.

그리고 중요한 건,4월 선거가 아닌가 생각됩니다.물론 그때도 선거 참여율은 바닥이 될 것 같다는;;
Commented by 지나가는과객 at 2009/03/04 11:38
PS, 전원주씨가 들으면 무지 기분 나쁘겠는데요ㅎㅎㅎ
Commented by 미립 at 2009/03/18 15:16
벤 바그디키언의 <미디어 모노폴리> 한국어판이 출간되었더군요, 반드시 찾아서 읽어보시길 권해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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